김외경의 작업은 형상을 재현하거나 서사를 구성하지 않는, 철저히 추상적이고 음악적인 회화에 기반한다. 작가는 수직선과 수평선이라는 극도로 제한된 규율 안에서 색채의 변주만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이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형태를 그리지 않는 선택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전략은 절대주의 회화가 지향했던 "대상의 기억을 환기하지 않는 시각적 순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방식이기도 하다.

작가의 화면은 선들의 배열, 간격, 두께, 밝기와 어두움의 변화가 중첩되며 고유한 리듬과 장단을 형성한다. 이는 마치 빛의 파동이 조율되며 하나의 선율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유사하다. 물리적 윤곽을 제거한 화면은 경계 없는 공간을 암시하며, 색채는 스펙트럼의 흐름 속에서 조형 언어가 아닌 빛의 시간성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Oikyung Kim의 작업에서 중심이 되는 색채의 구조와 그 미세한 변화를 차분하게 조명한다. 화면을 구성하는 색띠들 사이의 간극과 떨림은 관람자에게 고요한 감각적 체험을 제안하며, 시각적 추상이 음악적 질서로 전환되는 순간을 드러낸다. 작품 앞에서 관람자는 서사나 기호를 해석하는 대신, 빛의 리듬을 따라가며 시각적 청감을 경험하게 된다.

Oikyung Kim's practice is grounded in a form of painting that is rigorously abstract and distinctly musical. Working within a deliberately narrow system of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the artist composes her canvases through variations of color alone—eschewing traditional notions of form. This approach echoes, in a contemporary sense, the spirit of Suprematism, which sought a visual language unbound from representational imagery.

Within these calibrated structures, subtle shifts in hue, brightness, thickness, and spacing generate a rhythmic progression across the surface. The paintings function less as images and more as temporal fields of light, in which chromatic sequences unfold like tonal movements. Devoid of contour or figurative boundary, the works suggest an open, borderless space where color operates simultaneously as structure and sensation.

This exhibition highlights the layered construction of Kim's chromatic systems and the nuanced transitions that animate them. The compositions offer a quiet, contemplative experience—inviting viewers to follow the luminous cadence of the work rather than search for narrative or symbolism. In doing so, the paintings reveal themselves as subtle harmonies of light.